조직몰입과 HRD의 변화
HRD는 구성원이 성장을 경험하고, 리더를 신뢰하며,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조직 경험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2024-12-04 · INQ Learning

구성원이 조직에 대해 갖는 애착과 일체감을 의미하는 '조직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은 기업의 성과와 지속가능성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구성원이 조직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인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시대적 흐름과 세대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관리하는 인적자본기업패널(HCCP)은 2004년부터 시작된 기업의 인적자원 정보에 대한 중장기 패널조사입니다. 오늘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의 HCCP 패널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내가 충성할 만한 가치가 있다"라는 조직몰입 문항과 몇몇 주요 HR 변수들 사이의 상관관계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연도별 상관계수의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상관계수는 정규분포를 따르는 Fisher's Z 값으로 변환하여 분석하였으며, 연도 간 Z값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분석에 사용된 근로자 패널수는 각 연도별로 1만명 내외였습니다.
분석결과 2023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조직몰입과 각 변수들에 해당하는 문항들 간의 상관관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났습니다.
- 경영진 신뢰 (r=0.56): “경영진을 믿고 따를 수 있다”는 확신
- 혁신지향 조직문화 (r=0.50): “혁신에 대한 적절한 보상”
- 교육훈련 다양성 (r=0.46): “다양한 교육훈련 방법 모색”
- 관계지향 조직문화 (r=0.44): “가족 같은 분위기”와 유대감
- 심리적 안전감(r=0.43): “상급자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 할 수 있다”는 환경
- 성과지향 조직문화(r=0.39): “전문지식과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
- 교육훈련의 질적 속성 : “현장 적용성(0.37)”, “직무 연관성(0.36)”, “관심(0.34)”
- 교육훈련의 양적 속성 : “기회 제공(0.34)”, “충분 정도(0.34)”
- 위계지향 문화(r=0.33): “절차, 규칙 및 방침을 중시”
| 구분 | 2023 | 2022 | 2021 | 2020 | 2017 | 2015 |
|---|---|---|---|---|---|---|
| 이 회사는 내가 충성할 만한 가치가 있다 | 1 | 1 | 1 | 1 | 1 | 1 |
| 회사 경영진을 믿고 따를 수 있음 | 0.56 | 0.47 | 0.62 | 0.62 | 0.54 | 0.44 |
| 혁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짐 | 0.50 | 0.42 | 0.56 | 0.55 | 0.44 | 0.37 |
|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훈련 방법 모색 | 0.46 | 0.42 | 0.55 | 0.54 | 0.46 | 0.26 |
| 가족과 같은 조직 분위기가 형성 | 0.44 | 0.41 | 0.52 | 0.50 | 0.44 | 0.38 |
| 상급자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함 | 0.43 | 0.35 | 0.48 | 0.49 | 0.41 | 0.36 |
| 과업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 | 0.39 | 0.34 | 0.46 | 0.45 | 0.43 | 0.33 |
| 교육훈련 현장 적용성 | 0.37 | 0.33 | 0.41 | 0.41 | 0.35 | 0.26 |
| 교육훈련 직무 연관성 | 0.36 | 0.32 | 0.41 | 0.41 | 0.37 | 0.29 |
| 교육훈련의 기회 | 0.34 | 0.32 | 0.40 | 0.40 | 0.35 | 0.30 |
| 직원의 교육훈련 관심 | 0.34 | 0.30 | 0.37 | 0.36 | 0.31 | 0.25 |
| 교육훈련 충분정도 | 0.34 | 0.31 | 0.40 | 0.40 | 0.34 | 0.30 |
| 공식적인 절차, 규칙 및 방침을 중시 | 0.33 | 0.29 | 0.40 | 0.41 | 0.40 | 0.33 |
각 변인별 상관계수를 Z값으로 변환해서 2015년부터 2023년까지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이 회사는 내가 충성할 만한 가치가 있다"라는 조직몰입 문항과 변인들의 상관계수는 매년 불규칙한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관찰되었습니다(위계지향 문화 2017-2020 제외). 상관계수 자체의 변화를 살펴봤을 때는 시계열 자료의 불규칙한 특성으로 인해 전체적인 패턴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상관계수의 순위 변화 측면에서 살펴보면 조직몰입과의 상대적 중요도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변인과 그렇지 않은 변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5~2017 직무몰입과 다른 변인들의 상관관계 변화
'경영진 신뢰'와 '심리적 안전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몰입과의 상관계수 순위가 견고해지거나 상승했습니다. 또한 혁신지향 문화와 관계지향 문화가 지속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서, 조직몰입에 대한 위계지향 문화의 상대적 위치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조직에서 리더십의 본질이 '관리와 일방적 지시'에서 '소통과 심리적 지지'로 변화했음을 시사합니다.
교육훈련 측면에서 살펴보면 과거에는 교육을 '얼마나 자주, 많이 시켜주는가'가 중요했으나, 최근에는 '배운 것을 현업에 쓸 수 있는가(현장 적용성)'와 '내 직무와 관련이 있는가(직무 연관성)'가 조직몰입과 더 큰 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HRD가 단순한 교육 운영을 넘어, 조직의 신뢰 자본(Trust Capital)과 문제 해결 역량(Problem Solving)을 강화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또한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훈련 방법 모색' 항목의 조직몰입 상관관계 순위가 2017년 이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결과는 HRD가 틀에 박힌 교육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롭게 적응하고 진화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이처럼 HCCP 자료 살펴본 결과, 직원들은 더 이상 '교육을 받는 것'만으로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성장을 경험하고, 리더를 신뢰하며,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조직을 원합니다. 이제 HRD는 교육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조직 경험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HRD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합니다.
첫째, 구성원의 몰입은 리더에 대한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지시보다 질문을 통해 구성원의 잠재력을 깨우고, 실패를 용인하는 심리적 안전지대를 만들 수 있는 리더십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둘째, 교육의 만족도는 강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결정됩니다. 추상적인 이론 교육을 지양하고, 실제 현업의 난제를 다루며 실행 가능한 결과물(Actionable Output)을 도출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셋째, 혁신과 성과는 건강한 관계 문화 위에서 피어납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부서 간 장벽을 허무는 소통의 기술은 조직 몰입을 위한 기본 토대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교육 방법에 대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부 자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조직의 맥락을 가장 잘 아는 내부 전문가를 육성하여 지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